도서명. 모순
작가. 양귀자
한줄평. 모순으로 가득 찬 삶에서, 나는 행복해지기로 마음 먹는다.
개인평점. ★★★☆☆
완독일. 2024.6.8.
https://www.yes24.com/Product/Goods/8759796
6월 독독 모임을 앞두고 양귀자의 모순을 읽게 되었다. 술술 읽히는 책이고 챕터별로 나눠져 있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도 비교적 명확하다.
모든 되풀이되는 일에는 내성이 생기는 법이다.
주인공 안진진 주변에는 모순이 많다. 모순적인 가족 관계, 모순적인 연애 관계 등. 애초에 우리 삶이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데 계속 되풀이되다보니, 딱히 특별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성이 생겨버린 경우가 많다.
어떤 것에도 딱히 내성이 생기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슬픔이 밀려올 때 내성이 생겨버려서 슬퍼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싶지 않고, 기쁨이 밀려올 때 내성이 생겨버려서 소소한 기쁨에도 행복해하지 않는 그런 내성.
희미한 존재에게로 가는 사람. (...) 강함보다 약함을 편애하고, 뚜렷한 것보다 희미한 것을 먼저 보며,
안진진에게는 두 명의 남자가 있다. 약간 지루하지만 모든 것이 명확한 나영규. 어디로 튈 지 모르고 희미한 김장우. 위 구절은 김장우와 관련된 구절이다.
나는 나영규랑 비슷한 사람일까, 김장우와 비슷한 사람일까. 어떤 모임에서 조용히 있는 사람,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자꾸 눈길이 가는 내 자신을 보면서 김장우와 비슷한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내가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떠올려보면 나영규와 비슷한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 이미 내 안에도 모순이 가득하다.
이모가 좋았으므로 나는 이모에게 감염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론상의 진실과 마음 속 진실은 언제나 한 방향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었다.
마음에 귀를 기울이거나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지 못 해야 할 만한 상황을 만난 적이 별로 없었는데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그런 상황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 행동과 내 마음 속에서 하라고 하는 방향이 다른 상황들. 마을 흘러가는 대로 하는 게 정답인데 그게 항상 명확하게 잘 보이는 것은 아니다.
추억 속의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절정에 다랐을 때 현실 속의 내 아버지는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내 추억을 희롱했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모든 것에는 적절한 타이밍이 있고, 골든 타임이 있고 그 시간이 지나버리면 뒤늦은 시도들은 다 소용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가족들에게 연락하기, 주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기. 모든 것들에는 골든 타임이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보였던 이모의 삶이 스스로에겐 한없이 불행이었다면,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에게 불행하게 바쳤던 어머니의 삶이 이모에게는 행복이었다면, 남은 것은 어떤 종류의 불행과 행복을 택할 것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문제뿐이다.
행복과 불행은 상대적이다. 같은 상황에 대해 내가 행복으로 받아들일 지, 불행으로 받아들일 지를 선택해야 한다.
주저없이, 최선을 다해, 나는 행복해지기로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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