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팩트풀니스
작가. 한스 로슬링
한줄평. 생각해보다 나아지고 있는 세상, 그리고 내 본능에 대한 성찰
개인평점. ★★★★☆
완독일. 2024.7.15.
https://www.yes24.com/Product/Goods/69724044
7월의 독독 모임 책은 팩트풀니스이다. 계속 문학 책만 했었기 때문에 비문학 책으로 모임 책이 정해졌다. 예전에는 비문학 책만 손이 가던 시절이 있었던 지라 오랜만에 비문학 책이 반가웠다.
세상을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은데 작가는 다양한 수치, 팩트를 가져와서 생각보다 세상은 나아지고 있고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우리가 어떤 본능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오해들이 생기며 오해하지 않기 위해 어떤 본능을 경계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독자가 사는 나라에서 가난이라고 하면 '극도의 빈곤'이 아니라 '상대적 빈곤'을 뜻한다.
79쪽/542쪽(전자책 기준)
세상을 둘로 나눠 이해하기를 좋아하는 우리는, 빈부를 기준으로 세상을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으로 나눈다. 작가는 네 단계 명명법으로 이를 바꾼다. 작가의 네 단계 명명법에 따르면 나는 이미 높은 곳에 있고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나는 상대적 빈곤을 느끼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느끼는 빈곤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알지만 내 기분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상대적인 빈곤이고 사실은 빈곤이 아니니까 내 삶에 만족해야 하는데 내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내 내면에서 무엇이 달라져야 나의 삶의 행복도가 올라갈까.
독서토론을 하며 한 토론자가 말했다. "작가가 '부'를 기준으로 네 단계로 세계를 나눠요. 그렇지만 세상을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은 그것보다 더 다양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내가 말했다. "그럼 만약 행복을 기준으로 세상을 분류한다면 그 기준이나 척도가 무엇이 될 것 같아요?" 어떤 기준이 충족될 때 누구나 공통적으로 '아, 그래. 그 사람은 행복해 하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치아 건강은 1단계에서 2단계로 옮겨가면서 오히려 나빠지고, 4단계로 가면 다시 좋아진다. 사탕이나 과자 등을 사 먹을 여유가 없다가 형편이 되면 곧바로 사 먹지만, 3단계 전까지는 정부가 충치 예방 교육에 우선순위를 둘 형편이 못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실한 치아는 4단계에서 상대적 가난함을 보여주는 지표이지만, 1단계에서는 정반대의 지표가 된다.
154쪽/542쪽(전자책 기준)
본 책이 수치로 세상을 바라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을 때 이런 내용을 기대했던 것 같다. 수치로 세상을 나누어 각 단계별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 그렇지만 또 다른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직선으로만 가지 않는 그래프를 가진 현상들.
우리는 비난할 사람을 찾는 본능이 있지만, 거울을 들여다보려고는 하지 않는다.
342쪽/542쪽(전자책 기준)
우리는 비난 본능에 따라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본능적으로 비난할 '다른' 사람을 찾는다. 나도 화나는 일이 있어 욱할 때 비난할 사람을 찾고, 마음에 비수 꽂을 사람을 찾았다. 결국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그 잘못에 내 몫이 클 때가 많다는 걸 깨닫는데 참 고쳐지지 않는다.
다급함 본능은 주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본능은 스트레스를 주고, 다른 본능을 확대해 억제하기 힘들게 만들고, 분석적 사고를 가로막고, 너무 빨리 결심하도록 유혹하고, 충분한 고민을 고치지 않은 극적인 행동을 부추긴다.
365쪽/542쪽(전자책 기준)
독서토론에서 내 문구로 꼽았던 부분이다. 나는 평소에 나 스스로를 많은 스케줄로 다그치는 편이라 해야 할 일이 항상 머릿 속에 가득하다.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항상 다급하다. 그래서 지난 몇 달 간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제대로 사고하지 못 하고 충분한 고민을 거치지 않은 적이 많았다. 이렇게 힘들 때 가장 먼저 후순위로 두었던 것이 내 스스로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었다. 이런 본능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라고 하니 한편으로는 '그래, 이건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는 본능이었어!'라는 위안을 하면서도 '그래서 어떻게 내 본능을 다스릴거야.'라는 결론으로 갔다. 내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고 건강을 우선 순위로 두는 습관을 잘 들여야겠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두 모둠으로 나눠서 토론을 했었는데 다른 쪽은 책에 대한 비판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한다. 또 우리 모둠에 있던 한 토론자는 지난번에 읽었을 때와 지금 읽었을 때 읽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한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른 생각을 남길 수 있는 팩트풀니스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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