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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즐기기/다독다독

[서평]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l 사랑으로 묶인, 사랑에 대한. + 마지막 독독 모임

by 멀티쌤T 2025.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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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작별하지 않는다
엮은이. 한강
한줄평. 사랑으로 묶인, 사랑에 대한 시림.
개인평점. ★★★★★
완독일. 2025.1.6.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93yewwr666o

 

소설가 한강, 한국인 첫 노벨 문학상 수상 영예 - BBC News 코리아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www.bbc.com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마지막 독독 독서모임의 책을 한강 책으로 변경했다. 이번 토론 책은 '작별하지 않는다'이다.

 

 


 나는 눈을 좋아한다. 겨울이 없는 더운 나라에서 살고 있어서 눈을 보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에 한국에 기록적인 첫눈이 내렸을 때도 주변 지인들에게 예쁘게 눈 내린 풍경을 보내달라고 했었다.

 각자 눈을 보고 갖는 감정은 다를 것이다. 작가가 책에서 다루는 눈은 내가 가진 감정과 다르다. 차갑다. 죽음을 상징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아, 당분간은 눈을 보고 행복한 감정이 들기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답게만 보던 눈을 재조명하는 부분이다. 장례식장에서 나올 떄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 내 주변에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게 웃고 이 순간이 영원할 것만 같았는데 갑작스레 누군가의 죽음을 맞이했을 때. 일상에서 스트레스 받았던 일들이 사실은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서 갑자기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때.

 

 

 

가슴 한편은 조여들며 불안한데, 머리 위로 계속 얼음물이 끼얹어지는 것처럼 정신이 또렷했어. 이런 느낌을 자유라고 부르는 건가, 생각했던 느낌이 나.
80/325쪽

 

 작가의 서술에 대해 계속 놀랐던 부분이 이런 부분이다. '불안하다'를 표현하기 위해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더 생생한 표현을 덧붙인다. 그래 이런 감정이었지 싶게 감정의 느낌이 구체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어서 생생하게 감정이 전달되는 느낌으로 계속 책을 읽어 나갔다.

 

 

 

 

 

그날 똑똑히 알았다는 거야. 죽으면 사람의 몸이 차가워진다는 걸. 맨뺨에 눈이 쌓이고 피 어린 살얼음이 낀다는 걸.
84/325쪽

 

 이 책이 제주 4.3 사건에 대한 책이라는 것을 알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파트 전까지는 '술술 책이 잘 읽히네, 재밌는걸~' 하면서 읽었다면 이 구절 이후부터는 '아, 그래. 이 책 죽음에 대한 책이었지.' 하고 다시 머리가 차가워지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하늘에서 저런 게 내려오지. 창 너머의 안 보이는 누군가에게 조용히 항의하는 듯 그녀는 내 얼굴을 보지 않고 물었다. (...) 이렇게 눈이 내리면 생각나. 그 학교 운동장을 저녁까지 헤매다녔다는 여자애가.
94~95/325쪽

 

 작가가 대립되는 것들을 소설 속에 많이 심어두었다. 자주 등장하는 차가운 눈은 따뜻한 죽과 대비된다. 죽임 당하여 몸이 단절되었던 사람들은 인선의 붙인 몸과 대비된다.

 예전에 책 '모순'을 읽고 독서토론을 할 때 토론자 한 분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 책은 잘 짜여진 책이다. 책을 가까이에서 보면 와 B가 모순되고, C와 D가 모순되고 모순 되는 것이 많다. 그리고 그 사회 전체를 멀리서 바라봤을 때에도 모순되도록 짜여져있다. 그때 모순 책을 읽을 때는 대립되는 것들이 티가 나서 그 토론자는 티가 나는 것이 불편하다고 했다.

 '작별하지 않는다'에도 눈과 죽처럼 책 속에서 대립되는 것이 많다. 처음에는 인식하지 못 하다가 문득문득 깨달을 때 그걸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어떻게 악몽들이 나를 떠났는지 알 수 없었다. 그들과 싸워 이긴 건지, 그들이 나를 다 으깨고 지나간 건지 분명하지 않았다.
177/325쪽

 내가 그 힘듦을 이겨낸 걸까, 아니면 힘듦에 압도되어 망가져 버린 걸까.

 

 

 

 

허깨비.
살아서 이미 유령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288/325쪽

 이 책은 사랑에 대한 책이다. 죽은 사람들에 대해 살아있는 사람들이 이어나가는 사랑의 모습에 대한 책이다. 살아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계속 좇다보면, 살아는 있지만 이미 유령인 허깨비 같은 사람이 되어버릴 때도 있다.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311/325쪽

 한 토론자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한강 작가의 인터뷰를 보았는데 이렇게 힘들 소설을 계속 쓰는 이유가 뭔지 물었더니, 글을 쓰는 이 과정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을 하고자 하는 과정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 인터뷰를 떠올리며 '작별하지 않는다' 책을 바라보았더니 책이 다르게 보였다. 인선이 자신의 살을 쿡쿡 찔러가며 신체를 다시 연결하는 이 과정들과 프로젝트를 이어나가는 이 과정은, 죽은 사람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고자 하는 과정으로 보였다고 한다. 그저 무뎌지면 잊는다. '이 책은, 아프지만 계속 그 아픔을 상기시키면서 잊지 않으려는 몸부림의 과정이다.'라고.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41018/130244698/1

 

“왜 그렇게 힘들게 글 쓰나”고 한강 작가에 물었더니…

국내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7년 전 전남대에서 밝힌 ‘고통스럽게 글을 쓰는 이유’가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한 작가는 2017년 6월 23일 전남대 용지관에서 토크 …

www.donga.com

 

 


 책을 읽으면서 나의 감정이 같이 많이 출렁였다. 마음이 계속 시렸다. 책을 읽는 다른 사람들도 마음이 시릴 것이다. 작가는 그 고통을 마음 속에 계속 간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다른 독자들도 이 책을 읽고 시린 마음을 가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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