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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즐기기/다독다독

[서평] 철학책 독서 모임 - 박동수 l 다양성의 세상 속에서 기분 좋게 살아남는 법

by 멀티쌤T 202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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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철학책 독서 모임
엮은이. 박동수
한줄평. 다양성의 세상 속에서 기분 좋게 살아남는 법
개인평점. ★★☆☆☆
완독일. 2024.11.24.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1350728

 

철학책 독서 모임 | 박동수 - 교보문고

철학책 독서 모임 | 철학책을 함께 읽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독서 모임에 초대하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철학’ 하면 떠오르는 것은? 영원한 진리, 지혜나 위로, 까다로운 텍스트……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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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오랜만에 책을 완독했다. 9월 이후로 완독한 첫 책이라니.. 오랜만에 책을 읽은 거라 술술 읽히는 책을 읽고 싶었는데 독서 모임 아니었으면 금방 포기했을 어려운 책이었다. 우선 저자의 문체가 가독성이 좋지 않다고 느꼈다. 하지만 여러 철학과 관련된 책을 읽고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로 재해석해서 자신만의 글을 썼다는 점에서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오늘날 우리는 타자들과 함께 살고 있다. (...) 둘째, 느긋하게 이어 가는 대화가 우리의 방법론이다. (...) 셋째, 우리 너머로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가자.
17~18/305쪽 (전자책 기준)

 저자가 열 권의 철학책에 대해 다루면서 전달하고 싶은 핵심 주제이다. 오늘날 사람 간에 일어나는 관계의 문제들, 그걸 회복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읽은 책을 대충 짜깁기하거나 유명한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자신의 생각은 없이 책을 낸 경우를 본 적이 있다. 그런 책들과는 다르게 읽은 책을 본인만의 생각을 담아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이 책을 긍정적으로 읽어보기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 지 궁금했다.

 

 

 

 

"우리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다양성은 기분 좋은 공존이 아니다."
29/305쪽 (전자책 기준)

 철학책 [나와 타자들]과 관련된 부분이다.

 다양성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기존의 것을 위협할 것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다문화 사회, 다문화 교육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다양한 건 좋은 거잖아! 왜 싫다고 그래?'하는 막연한 생각이었는데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이유로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저자는 본인을 향하는 기본적인 질문을 통해 본인을 찾아 가야 한다고 제시한다. 이런 기본적인 질문들이 버겁거나 귀찮게 느껴진다면 다양성에 대한 거부감이 심할 것이다.

  

 

소비자로서 우리는 돈만 있다면 모든 정체성을 소유하거나 감출 수가 있는 것이다.
38/305쪽 (전자책 기준)

 이 부분을 읽었을 때 가상 시대에서 자신의 아바타에게 비싼 물건들을 사입히고 실제 자신은 다르게 살아가는 사례가 떠올랐다.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며 살아가는 소비자들이다. 또 실제로 자신이 자신이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SNS를 보고 구입한 물건으로 자신을 치장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나 역시도 과거에 그런 적이 있었는데 정체성을 소유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 해당한다.

 이 소비자들, 그때의 나는 어떤 정체성을 진짜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함께 토론했던 분은 '그때의 그것도 너고 지금의 너도 너다. 어떤 정체성도 '내'가 아닌 틀린 것은 없다.'라고 했다.

 

 

 

"어딘가, 무언가로 통합되지 않은 채 쪼개진 결대로 존재하는 새로운 주체"인 우릴에게는 다른 사람들과의 더 많은 만남과 대화가 필요하다.
49/305쪽 (전자책 기준)

 

 어딘가에서 듣기로 생각을 넓히는 방법이 세 가지가 있는데 여행, 독서 그리고 대화라고 했다.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다름이 다름으로 받아들여지고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질 수 있다. 독서하고 토론에 계속 참여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정체성을 바깥으로 열어 놓을 수 있는 가능성이 '경박한' 관광객에게는 존재한다. 왜냐하면 경박한 관광객은 진정성 있는 정치적 인간과는 달리 자신의 욕망에 따라 정치적인 것의 고정된 경계를 가볍게 넘나드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63/305쪽 (전자책 기준)

 여행객을 사유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흥미로웠다. 일본은 싫어도 일본 만화는 좋아하는 오타쿠를 바라보는 재미있는 시선. 경계를 흐릿하게 해 줄 있는 가벼운 존재가 여행객이라니!

 

 

 

오늘날 인간의 연대는 공통된 진리보다는 오히려 각자의 세계가 파괴되지 않을 거라는 이기적인 희망을 공유하는 데 달려 있다.
86/305쪽 (전자책 기준)

 

 예전에는 공통된 이념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해하고, 설득하고 하나가 되려고 노력했다면 지금은 각자의 세계를 이해하기보다는 존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것도 아니지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다."
130/305쪽 (전자책 기준)

 

 인용되어 있는 구절이었다. 그리고 요즘 내 마음 상태를 너무 잘 나타내는 말이었다.

 오늘날은 풍요롭지만 뭘 선택해야 할 지 모호해진 세상이 되었다. 자율이 커진 만큼 선택에 따르는 책임도 커졌다. 선택에 따른 결과에 따라 내 책임(또는 후회)이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이 풍요 속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다.

 풍요로운 선택은 저주라고 생각하는가. 누군가에게는 저주가 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축복이 될 수도 있겠다. 이것저것 도전해보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인은 시시각각 변화되는 상황과 세계에 "끝없이 공명하는 삶"의 태도를 따른다. (...) 오히려 상황이 주는 의미와 기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이미 주어져 있는 세계와 공명하고 그로부터 행복과 의미를 재발견하는 삶의 방식이다.
144/305쪽 (전자책 기준)

 

 허무주의를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저자가 제시한 방법이다. 세계와 끝없이 공명하기. 그 방법으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타인과의 만남과 대화'를 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최근 나도 번아웃이 오면서 '왜 살지? 이렇게 내 남은 인생이 길게 남았는데 이 길고 재미없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지?' 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어떤 형태로든 세계와 끝없이 공명하며 의미를 찾아가는 수밖에 없겠다.

 

 

 뒷부분은 이 지구를 살아가면서 환경적으로 우리가 다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점에서 주장의 방향성은 비슷하다. 앞부분에 비해 뒷부분은 기억에 남는 구절이 많지 않았다.

 

 


 

 독서토론 모임 '독독'의 11월 도서로 11월 26일에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은 본 책에서도 말하는 세상과 공명하는 건강한 방법이다. 다양성의 세상 속에서 기분 좋게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사람들과 토론하는 이런 기회를 꾸준히 이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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